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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와 주머니칼..

저 역시.. 주머니칼 하나만 있으면 모든게 해결이 되던 시절이 있었는데요.. ㅋㅋ

전 아버지에게 주머니칼을 선물 받았습니다. 상당히 오래전 일이네요.

어려서 잘 기억도 안나는 스토리의 미드인 맥가이버 아저씨의 만능칼로 할아버지를 운운하며 뭐든지 척척 만들어 내는 모습이 여전히 눈앞에 선하네요.

그 주머니칼은 뭔지는 잘 기억안나지만, 초등학교 때였는지.. 해외에서 근무하시는 아버지를 따라 방글라데쉬에 잠시 머무른적이 있었습니다.


미국 선교사 분이 운영하는 게스트 하우스에서 지내게 되었는데, 거기에서 가지고 놀게 없어서, 막대리를 테이프로 둘둘 감아 장총을 만들거나, 활을 만들어 그 선교사 분 자제들과 가지고 놀았었지요.

활을 만들 때 사용했던 칼은 방글라데쉬나 인도에서 흔히 볼수 있는 낫같이 생긴 쿠크리 칼이 였습니다. 초등학생정도 되는 나이였는데, 저 큰 쿠크리 칼을 휘두르며 활을 만들고 있는 모습을 본 선교사님이 기겁을 하며 뺏어가고 대신에 저에게 작은 주머니 칼을 하나 줬습니다. 검은색 손잡이의 칼이였는데 잘 들질 않아서 아버지에게 투덜거렸었지요.


Multi-tool pocket knife. Victorinox swiss army knife


그래서 아버지가 저에게 준 칼이 swiss army knife 였습니다. 손에 들고 보니, 엇!! 어디서 본듯한 그 칼!!! 맥가이버 아저씨 칼이였던거지요

하지만, 중간에 잃어 버렸습니다. 제 생각엔 중학교 시절 때 들고 다니다 흘린것 같은데, 다행히 아버지가 해외 여행 하시면서 몇개 가져다 두신게 있어서 원래 아버지가 주신 주머니 칼은 위의 사진과 동일한 모델이였지만, 이후에 아버지 서랍에서 챙긴 녀석은 조금 다른 녀석이였습니다.

 


그때가 15살 때 였으니.. 와우.. 거의 20여 년이 넘게 함께 저와 온세상을 누비고 다닌 녀석입니다. (인도, 말레이지아, 싱가폴, 미국, 태국, 호주, 뉴질랜드, 일본.. ) 이녀석으로 고친 컴퓨터도 그 숫자가 상당하구요.. 제 손가락도 이녀석에세 푹 패여 피가 철철 났던 적도 있습니다. 병원에 가보니 무슨 포를 뜬마냥 잘 떠서 신경과 근육을 하나도 안끊어먹었다고 신기해 했었어요. 그 외에도 와인도 많이 땄고.. 참 많은 편지와 소포들을 열었네요.

정말 정이 많이 가는 녀석입니다. 이제 결혼 생활에서도 많은 도움을 주는 주머니 칼이네요. 문득 오늘 변기 뚜껑 새로산 뒤 포장을 이녀석으로 뜯다가 횡설 수설 잡담을 신나게 블로그 올려 놓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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